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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이야기/오픈소스

왜 고객들은 쉽게 바꾸려 하지 않을까요?


고객사에 나와 있습니다. 클라우드 컴퓨팅이란 명제하에 어떻게 하면 기존의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전환할 수 있을까하는 맥락을 프로젝트입니다.


가장 중요한 고객사가 가진 상황을 인지하기 위해 여러 분의 고객 담당자들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변화에 대한 저항은 여전한 것 같습니다. 개선이라는 단어에는 항상 변화라는 것이 따라다니기 마련인데, 인간의 특성상 변화한다는 것을 그에 대한 적응 과정을 다시 거쳐야 하므로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분들이 상당히 귀찮아 합니다.


혁신, 민첩성, 효율성. 이런 단어가 전혀 먹히지 않는다는 것 자체가 신기한데, 동일한 경우를 7~8년전부터 계속 보아왔습니다. 예전 오픈소스에 대한 제언을 수행하면서 고객사에 설명회를 하면 고객분들은 대부분 동감을 많이 하시는 데 유독 시스템 운영 등을 담당하는 유지보수 업체에서 엄청난 반기를 듭니다. 


바꾸면 시스템 운영 못한다. 우리가 마루타냐~ 안정적이지 못하고 신뢰가 안간다



뭐 사실 이해하는 말입니다. 그 때 당시 오픈소스만 하더라도 그 분들에게는 듣보잡이요, 퇴근을 가로막는 방해물로밖에는 보이지 않으셨을테니까요. 근본적인 생각은 아래와 같을 수도 있겠습니다.


   ㅇ 상사나 남들에게 욕먹는 것이 싫다.

   ㅇ 예산(또는 매출)이 줄어든다.

   ㅇ 문제가 생기면 자리가 위험하다.


연관지어보면 

   1. 시스템이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건 내 자리가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것

   2. 시스템이 변화한다는 것은 내가 변화해야 한다는 것

   3. 시스템 신뢰성이 떨어지면 나의 신뢰성이 떨어지는 것

   4. 이미 빨대를 꼽고 잘 빨고 있는데, 다른 빨대가 들어올 가능성이 있는 것


기존에도 몇몇 마케팅 용어를 시스템화시키다가 실패한(지금 다시 살아난) 케이스들이 종종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예 장벽을 쳐놓고 "누구도 들어오지 말아라"의 쇄국(쇄사/쇄관)정책[각주:1] 폈다가 나중에 큰 후회를 할지도 모릅니다. 최소한 내가 있는 곳 이외의 바깥은 어떻게 돌아가는지 흐름을 알고 있어야 하지만 그마저도 쉽지가 않습니다.

IT시스템들이 얼마전만 하더라도 비용절감을 주목적으로 했다면, 현재는 확장성, 인프라에 대한 빠른 접근성 및 효율화를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또한 프로세스를 고려하지 않은 단순 비용절감만을 위해 특정 부분만 변경했다가 이를 바로 잡으려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안정성이 목표이니 90%의 자원은 평상시 놀아도 돼~"라는 말이 지금 통하는 말인지 정말 궁금합니다. 


직원 10명인 회사에서 장사 잘 될 때(5명 가동, 5명 대기)를 준비하며, 평상시에는 1명이 일하고 9명을 놀게 하면서 비용을 지출하고 있으면 그 사장님이 참 좋아하시겠네요.


나중에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 때 제게 그러셨어요~ 더 세게 밀어부쳐서 변화하게 만드셨어야죠~"


<이미지출처: 영화 달콤한 인생 중에서>


  1. 쇄국정책鎖國政策 <정치> 다른 나라와의 통상과 교역을 금지하는 정책. 자국의 이익이나 국가 안보를 지키기 위하여 문호를 닫는 것이다. [본문으로]